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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_24년 11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1-03 23:45
조회
74

 조현병, 양극성 정동장애, 중독, 자살등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자녀들은 어떤 삶을 살까요? 이 책은 정신 질환자들의 아들 열 두 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조현병 환자였고 그 자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던 오빠는 어머니를 돕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 이전에 정신 질환자의 딸들을 인터뷰하여 광인의 딸이라는 책을 낸 바가 있습니다. 이런 저자 자신도 어머니가 조현병이라는 사실을 수십년간 숨겨왔을 정도로 이러한 이야기를 남들 앞에 꺼낸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은 그것을 마치 전염병인양 반응하게 되는데 저자는 그것을 연대된 수치심(shame by associations)라고 칭합니다. 사람들은 정신질환자 뿐만 아니라 그 사람과 연결된 사람들 마저 피합니다. 저자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합니다. 부모의 정신질환에 대해 수치스러워하면서도 그것을 말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에 대한 자신들의 슬픔, 혼란, 분노의 감정으로부터 고립되었고,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정서적 지지와 관심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옵니다. 물리적 언어적 폭력과 성적인 학대까지, 배움도 지속할 수 없었고 친척이나 학교 그 어디에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 자녀의 죄책감을 자극하여 어린 자녀가 부모를 돌보게 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그 덫에 갇혀 있는 경우, 부모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아 해리성 정체감 장애(다중인격장애)가 된 경우 등,

 이 책에서 인상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자란 토마스의 예로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 가족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전문가에게 어머니가 어린 시절 그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것을 들었고 어머니의 병이 어머니만의 책임이 아니며 그 자신도 어머니 문제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사회적 교류를 지속했고 가족이 해체될 때 다른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정상적인 성장기를 거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한 결코 가족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교 친구들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전문가, 함께 살았던 가족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수치심, 침묵, 고립 대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안전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캐나다는 정신질환에 대한 상당한 인식수준과 지원이 있는 나라입니다. 이 사례에서 국가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사회적 인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은 탁월하게 부모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고 부모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괜찮은 척한다고 합니다. 가족내 심각한 일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괜찮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따라서 정신질환에 대한 침묵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부모님의 병을 유발시켰다고 믿어 무언가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자동적으로 가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저자는 이와 같이 말합니다. 첫째, 정신질환을 가진 부모의 병은 거의 항상 고통, 혼란, 두려움, 상실감 그리고 절망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둘째, 정신질환을 둘러싼 낙인은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이 질문을 못하게 만들고 가족은 더욱 고립되고,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전개되는 무언의 메시지는 너무 끔찍해서 우리는 이것을 인식할 수도 없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없다입니다. 셋째, 어떤 면에서 남자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강인하기를 격려하고 기대되는 현실이 남자아이들로 하여금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 책은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고 저자의 해설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번역자의 해설로 구성되어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11월,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우리도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함께 고통받는 가족, 특히 아이들에게 지지와 도움을 줄수 있는 사회, 국가의 시스템을 만들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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