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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_24년 12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2-02 02:35
조회
33

 2024년의 마지막 달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이달에는 고통과 치유에 대한 책을 읽어 보겠습니다.

저자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던 날 형 톰은 세상을 떴습니다. 촉망받는 라이프 지의 기자였던 저자는 삶을 붙들기 위해 그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일을 시작합니다. 톰이 투병하던 병상에 라파엘로의 그림을 붙여놓고, 디킨즈를 낭독하며 고통을 견뎠던 그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하 메트)으로 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형이 죽은 뒤 저자가 그의 어머니와 미술관에서 위안을 경험한 뒤 세상에서 빠져나가 아름답기만 한 세상메트로 숨어들어갑니다. 이 책은 저자가 메트에서 10년간 경비원으로 머물며 경험한 것과 그 개인의 이야기가 병렬합니다. 미술관과 그 속의 미술품들, 경비원과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엮어내며 우리를 메트로 데려다 줍니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처음 1분 동안은 아무런 생각도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아마 예술을 흡수하고 우리 내면의 일렁임을 느껴보라는 뜻일 것입니다. 저자는 예술품을 통해 수천년 인류의 삶과 죽음, 고통을 간접 경험하며 본인의 고통을 수용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예술 뿐만 아니라 동료 경비원들과의 관계도 치유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모든 개인은 그들만의 드라마가 있지요. 동료들과 친교를 맺으며, 그들의 인생 드라마를 보며 세상에 나갈 힘을 얻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안고 찾아간 메트에서도 삶은 지속되었습니다.

다소 무거운 내용이지만 지식보다는 정동에 관한 이야기이고 문장이 간결하여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을 여러분에게도 치유의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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